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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향은 '중도보수' 교육정책은 '진보'

경철수 2010. 3. 8. 21:35

성향은 '중도보수' 교육정책은 '진보'
교육감예비후보 4파전…이념대결 양자구도 경계
현직 교육감 아성에 김석현·홍득표 교수등 도전
2010년 03월 02일 (화) 20:00:26 경철수 기자 cskyung74@cbinews.co.kr

   
▲ 왼쪽부터 김석현·홍득표 교수
교육계 일부에선 진보-보수의 이 같은 양자대결 구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선 이념대결로 갈 경우 유권자들 선택의 폭이 줄어 들 수 있고 교육감 예비후보들의 참여 기회를 사전에 차단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또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할 예비후보들에 대해 실제 성향과 다른 방향으로 선거 구도를 몰고 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자천타천으로 교육감 후보로 거명되는 이들은 이기용(65) 교육감을 비롯해 김병우(53) 교육위원, 김석현(61) 칼빈대 교수, 홍득표(59) 인하대 교수 등이다. 이들은 한나라당 소속 민선 자치단체장과의 인연 때문에 보수적인 인사로 구분되는데 대해 경계의 뜻을 나타냈다. 한마디로 중도 보수적인 성향을 갖고 있지만 교육정책에 있어서는 진보(개혁)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도 교육감 출마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홍득표 인하대 교수는 하와이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할 당시 정우택 충북지사와 3년간 동문수학한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홍 교수는 "개인적인 성향은 중도 보수에 가깝다"며 "하지만 교육정책은 진보적이다. 획기적인 교육개혁정책으로 '교실혁명'을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의 일선 현장은 교실이다"며 "잘 가르치는 교사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당근과 채찍'으로 교실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게 해야 한다. 그럼 부모들의 사교육비 고민은 자연스럽게 해소 된다"고 공교육 강화에 대한 자신의 복안(腹案)을 털어 놓았다.

 

행정체제 개편 교육감 위상 재정립 필요
진보진영의 교육자치 위기론에 대해 그는 "4년 뒤엔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따라 도의 기능사무가 대폭 축소되고 어차피 교육감의 위상은 재정립 되어야 한다"며 "광역 지방자치단체 교육장 정도로 위상이 재정립될 경우 교육위원의 교육자치권 회복노력은 별 소용이 없을 것이다. 중앙정부가 편성한 지방예산의 일부를 교육재정으로 쓰는 현실에서 교육위원의 교육감에 대한 견제 기능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다른 시각을 내 놓았다.

청주대학교를 졸업하고 지난 90년 모교의 교수로 임용된 홍 교수는 인하대학교로 자리를 옮겨 현재까지 재직하고 있다. 사범대학 교수 출신이라는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도교육감 선거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고 오용운 의원의 사위라는 정치적 배경과 다양한 인맥 때문에 지방선거에서 자주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그동안 인하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로 전국 사립 사범대학장 협의회장을 지낼 만큼 활발한 대외활동도 벌여 왔다.

홍 교수는 "사범대학에서 교원양성과 교사연수 교육을 담당하며 중등교육 현장의 제반 문제점을 알게 됐다"며 "앞으로 교육계 수장은 교육행정과 중앙정치권을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지인들로부터 출마권유를 받고 있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석현 칼빈대 교수는 "지난달 26일자로 개정 시행된 지방자치교육법이 완화 되면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며 "교육경력자로 제한됐던 교육감 입후보 자격이 교육행정직 5년 이상 경력으로 확대되어 가능했다"고 전했다. 그는 2일 오후 충북대학교 개신문화관에서 '9급에서 교육감까지'라는 자신의 일대기를 다룬 자서전 출판기념회를 시작으로 교육감 출마를 공식화 했다.

 

예비후보 출판기념회 등 얼굴 알리기
김 교수는 9급 공채에서 전남 부교육감이란 고위공무원까지 지낸 몇 안 되는 출향인사로 꼽히고 있다. 청주 출신으로 청주대를 졸업하고 연세대와 동국대에서 각각 행정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교육과학기술부 대학 재정과장, 교육정책과장, 재외동포교육담당관, 강릉대·충북대 사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08년 6월말 전라남도교육청 부교육감에서 명예퇴직한 뒤 같은 해 9월 경기도 소재 칼빈대학교 초대 사회교육원장으로 임명, 강단에도 서고 있다. 그는 충북도교육감 예비후보등록 서류가 준비되는 대로 오는 9∼12일쯤 제출할 예정이다. 이후 충북도교육청에서 교육감 출마를 공식화 하는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이념·성향은 잘 모르겠다. 상식과 원칙에 따라 살아온 공직 생활이었다"며 "도민들에게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 40여 년간 교육행정가로 있었기에 누구보다도 조직을 잘 아우르고 교육정책이 현실화 될 수 있도록 할 자심감이 있다"고 말했다. 또 "교육행정 전문가로 1등 교육환경을 만들어 도민이 만족하는 충북교육으로 바꾸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이번 교육감 선거는 4파전이 예상된다. 하지만 6.2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만큼 세종시 수정안 등 현 정부에 돌아선 민심이 이념대결로 치달을 경우 양자구도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교육계 전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