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내 학교체육 '시끌시끌' 왜?
충북도내 학교체육 '시끌시끌' 왜? | ||||||
평생 진로에 성적내기 올인한 학부모·학생·감독의 갈등… 공부 병행이 숨통 운동부 운영비 학교발전기금으로 투명하게… 지역 실업·대학팀 창단도 필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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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체육, 과연 위기인가> 엘리트 체육으로 대변되는 충북 도내 학교체육에 적신호가 켜졌다. 도내 한 실업계 여·중고 탁구부원들은 지난 14일 감독의 자질을 문제 삼는 학부모들이 등교를 제지하면서 하루 동안 등교를 거부당하는 사태까지 빚었다. 학부모들은 운동부 학생의 진로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실업팀 전지훈련과 15일 제천에서 열린 대통령기 탁구대회 출전이 좌절된데 따른 책임을 물어 해당 감독의 경질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마디로 학생들이 제대로 된 훈련을 받고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좋은 대학이나 실업팀에 가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해당 감독은 "실업팀 사정으로 전지훈련은 가지 못했다"며 "대통령기 탁구대회는 단식 1명과 복식 1팀만이 출전하는 대회로 나머지 선수들에겐 별 도움이 되지 않아 참가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법적으로 연간 3차례의 전국대회를 골라 출전할 수 있는 상황에서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며 "가장 큰 이유는 선수들이 출전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해당 학교장은 "일단 학부모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감독을 쉬게 하고 임시 지도교사를 선임한 뒤 양측의 의견을 들어 감독 교체여부를 신중히 결정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지난 3월말쯤에는 도내 한 실업계고등학교 검도부 선배가 출신 중학교가 다른 후배 검도부원을 괴롭혀 오다 학부모의 제보로 사회봉사 명령을 받는 일도 있었다. 해당 학교는 학교폭력 대책위원회를 열어 유기정학에 해당하는 한 달간의 교외봉사 명령을 내렸다. 또 1주일에 한 차례 학교를 방문해 전문가로부터 심리 상담 치료도 받도록 했다. 학교장은 "반성의 여지가 없으면 한 달을 더 늘릴 예정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교 측의 이 같은 처벌 및 생활지도 방식의 사건 접근은 근본적인 학교체육의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한 면이 많다는 지적이다. 작금의 학교체육의 위기는 △선수 수급의 어려움 △대회 출전 성적이 평생 진로를 좌우하는 상황 △특정 중·고 운동부 진학의 연결고리 공식 △비인기 종목의 열악한 운동 여건 △재정 궁핍으로 갈수록 학부모에게 전가(수익자 부담)되는 운동부 운영비 문제 △대학 및 실업팀 하나 제대로 없는 도내 현실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공식화된 출신학교 괴롭힘 원인' 감독 경질 사태 위기를 맞고 있는 도내 설업계 여·중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50여년 탁구 명문인 해당 학교는 고2 선수가 없어 1명의 전학생을 받아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현재 중학교 학년별 선수는 1학년 2명, 2학년 3명, 3학년 2명이다. 하지만 이들 학생이 100% 진학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힘든 운동이 싫어 전학을 가거나 진학을 포기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선수 수급의 어려움은 운동부 성적과도 연결된다. 선수층이 두터우면 단식은 물론 복식출전 등이 자유롭지만 선수가 없어 단체전 출전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 같은 경우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탁구의 경우 남녀 탁구부는 도내에서 남평초와 원평초, 샛별초를 꼽을 정도다. 이 조차도 순회 교사가 파견되어 있는 곳은 원평초와 남평초 뿐이란 설명이다. 청주 교육청 관계자는 "실업 여중·고가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면 실업팀에서 적극적으로 훈련장을 개방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열악한 학교재정 상황에서 중·고등학교로 갈수록 학부모의 의존율이 높다는 점이다. 학부모의 형편이 천차만별인 상황에서 충북도교육청을 비롯한 11개 일선 시·군 교육청은 학교발전기금으로 투명하게 예산 집행을 하도록 하고 있지만 운동부 학부모들이 감독을 통해 직접적으로 지원하면서 각종 물의를 빚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성적이 좋아 학생 진로가 보장될 경우 학부모들의 불만은 적지만 성적이 좋지 않은 비인기 종목일수록 불만은 커져만 간다는 전언이다.
비인기 종목 관심과 배려도 필요 하지만 무엇보다 학생들이 마음 놓고 운동할 수 있는 실업팀 창단과 지역연고 기업체의 후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충북도 체육회 한 관계자는 "3% 경제권이라 하는 충북이 도세가 약하다 보니 실업팀 하나 창단하지 못하는 상황이다"며 "지역 실업팀이 활성화 되어야 학생들이 마음 놓고 운동을 하고 선수 부족으로 대회를 골라 출전하고 전지 훈련장을 결정하는 고민을 덜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청주교육청 관계자는 "45개 종목 155명의 학생이 현재 운동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코치진이 부족해 복싱, 레슬링, 사격 등 비인기 종목 50%에 순회교사를 파견하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운동부 기숙사를 마련하는 등 운동여건은 예전보다 좋아졌지만 선수들의 미래가 보장되지 않다 보니 중간에 운동을 포기하는 사람이 대다수라 코치진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면서 진로를 모색할 수 있어야 한다"며 "지역 기업체 실업팀을 창단하고 학교체육 운동부 선수들을 조기에 발굴해 후원하는 시스템이 체계화 된다면 학교 체육의 위기는 해결 될 것이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