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재에게 친일인명사전 바치다
항일운동의 상징 단재에게 친일인명사전 바치다 | ||||||||||||
충북민족문제연구소 지역친일인사 107명 명단 공개… 인명사전 헌정식도 "국민 성금으로 만들어진 인명사전 선생에 바쳐 친일청산·역사정의 실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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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출신 친일인사 누구?>일제 강점기 친일행적이 확인된 충북지역 친일인사 107명의 명단이 공개됐다. 민족문제연구소 충북지부(지부장 김진한)는 17일 오후 청주예술의 전당 경내에 있는 단재 신채호 선생 동상 영전에 친일인명사전을 헌정(獻呈)했다. 또 같은 날 오후 전교조 충북지부 강당에서 '친일인명사전 발간 충북 보고대회'를 가졌다. 이날 민족문제연구소 충북지부가 발표한 충북지역 친일인사 명단을 살펴보면 우선 단양 출생으로 조선총독부 중추원 참의를 지낸 이범익(1883∼?) 등 중추원 14명이 있다. 중추원은 고려와 조선시대 왕명출납과 숙위 군사기무를 담당하던 최고의 관청이다. 하지만 일제강점기는 조선에 대한 수탈과 억압을 총지휘하던 조선통치의 최고기관인 조선총독부의 자문기관 역할을 했다. 보은 출생의 방인혁(1877∼1935), 영동 출생의 손재하(1888∼1952), 옥천 출생의 정석용(1877∼1951), 제천 출신의 이경식(1883∼1945), 청주 출생의 민영은(1870∼1944) 등이 모두 중추원 참의를 지냈다. 특히 충주 출생으로 1905년(광무 9) 일제가 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기 위해 강제로 체결한 을사조약에 찬성한 5명의 대한제국 대신 중 하나인 이근택(1865∼1919) 또한 중추원 고문을 지낸 바 있다. 일제강점기 고등경찰 31명·판검사 4명 포함 이 밖에도 충북 옥천 출신으로 일제강점기 동안 발행된 기관지 매일신보의 논설부장을 지낸 친일 언론인 홍승구(1891∼1961), 시인으로 동양지광 편집부장을 지낸 바 있는 단양 출신의 김용제(1909∼1994), 시인으로 조선언론보국회 상무이사를 지낸 청원 출신 김기진(1903∼1985) 등의 명단이 공개됐다. 조선언론보국회(朝鮮言論保國會)는 일제 강점기말 태평양 전쟁 종전 직전인 1945년에 언론과 출판을 통한 전쟁 지원을 위해 조직된 단체이다. 당시 전쟁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일본군의 패배가 계속되자 전쟁이 한국 영토로까지 직접 확대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흘러 나왔다. 이에 언론보국회는 국민의용대 구성을 근간으로 하는 선언문을 채택하고 같은 해 6월 8일에 최린을 회장으로 추대해 설립했다. 월간 동양지광은 순일문잡지로 1939년 7월1일 창간되어 1945년 5월15일 통권 83호로 폐간됐다. 일본어 보급·전쟁 참여 선동 언론인도
또 충북 음성 출신의 소설가 이무명(1908∼1960), 청주 출신으로 기독교조선감리교 목사를 지낸 바 있는 종교인 정춘수(1873∼1953), 음성 출신으로 천도교연맹 이사장을 지낸 바 있는 정광조(1883∼1951), 청주 출신의 천도교 연맹 평의원을 지낸 바 있는 손광화(1887∼?) 등이 있다. 충주 출생의 친일화가 장우성(1912∼2005), 영동 출생의 을사오적 권중현(1854∼1934), 옥천 출생의 경성여자의학전문학교 교수 정구청(1895∼1986), 청원 출생의 배재중학교장 신흥우(1883∼1959), 진천 출신의 관동군 헌병 임달수(1911∼?) 등도 친일 인사 명단에 올랐다. 하지만 출생지역이 다른 친일 화가 운보 김기창 화백이나 서울에서 태어나 판사와 군수를 지낸 바 있는 이원국(1861∼?)씨 등의 명단은 이번에 제외됐다. 친일 인사는 분명하지만 도내 출생, 출신 인사가 아니란 이유에서다. 민족문제연구소 충북지부는 올해로 50주년을 맞는 4.19 민주화 혁명을 이틀 앞두고 이 같은 뜻 깊은 행사를 갖게 됐다고 전했다. 친일인사명단은 벌써 나왔지만 충북 친일인사를 가려내는데 다소 시간이 걸렸다는 전언이다. "친일청산과 역사정의 실천 의미" 충북지부 김진한 지부장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올해가 경술국치 100년인지 모르는 국민이 51%나 되는 것으로 나왔다"며 "이는 2012년부터 고등학교 국사 과목이 선택과목으로 전락하면서 역사를 등한시 한 위정자들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충북지역은 단재 선생을 비롯해 항일운동의 전통이 깊고 이에 대한 자부심이 큰 고장이다"며 "지난 96년에는 친일 종교인 정춘수 동상을 시민들의 힘으로 3.1공원에서 철거한 바도 있다. 단재 선생으로 대표되는 항일 선열들께 친일인명사전을 헌정하고 친일인명사전 발간을 도민들에게 보고하는 것을 시작으로 우리 지역에 대한 친일청산과 역사정의 실현에 앞장 설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민족문제연구소는 지난해 11월8일 백범 김구 선생 묘소에서 친일인명사전 발간 보고대회를 가진 바 있다. 현재 전국의 지부들이 순차적으로 지역별 보고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