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가 사는 세상

생태교란식물에 잠식당한 무심천 '적신호'

경철수 2010. 8. 31. 13:41

생태교란식물에 잠식당한 무심천 '적신호'
장평교 인근 가시박 대규모 서식… 호흡기 질환 유발 '돼지풀'도 보여
2010년 08월 31일 (화) 13:36:20 경철수 기자 cskyung74@cbinews.co.kr

   
▲ 청주의 한 제보자가 무심천 장평교 인근 500m 반경에 퍼져 있는 생태교란식물 가시박과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돼지풀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있다.
청주의 명당수 무심천 일부 구간이 생태교란 식물 중 하나인 가시박과 돼지풀 등이 확산되고 있어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지방하천을 관리하는 청주시는 인력·재정난을 이유로 사실상 손을 놓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이는 식생조사에 나섰던 청주삼백리 무심천 모니터링 요원이 발견해 청주시 인터넷 홈페이지 '청주시에 바란다'에 올렸으나 마땅한 조치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지난주 청주 무심천 장평교에서 청원군 경계지역인 신송교 이전 용개보까지 1㎞ 구간을 직접 확인한 결과 장평교 인근 500m 반경이 생태교란식물인 가시박으로 뒤덮여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간간이 돼지풀 등도 확인할 수 있었다. 두 식물은 모두 북아메리카가 원산인 귀화식물로 번식력이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가시박은 지난해 6월 환경부가 생태교란식물로 지정하면서 전국 지방하천에서 대대적인 제거작업이 이뤄져 왔다.

한국전쟁 당시 유입된 것으로 보이는 돼지풀은 화분병(꽃가루에 의해서 일어나는 알레르기 반응)의 일환인 알레르기성 비염과 각종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식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이들이 꽃을 피우기 이전인 8∼9월 이전에 제거했어야 했지만 늦었다는 것이다. 덩굴 식물인 가시박은 4∼8m까지 자라 주변 식물을 가려 성장을 방해한다. 8월에 꽃이 펴, 10월에 흰가시로 덮인 열매가 된다.

이는 번식력이 뛰어나 1그루 당 2만5000개 이상의 씨가 달려 식생을 형성할 경우 사실상 제거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충북숲해설가협회 한 관계자는 "가시박은 종자가 달리 전에 뽑아야 한다"며 "가능한 작게 자랐을 때에 연간 수차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제거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실 청주시는 지난 2002년부터 2007년까지 5년 동안 청주시 상당구 지북동 무심천 장평교에서 청원군 미호천 합수부까지 12㎞ 구간에 135억1500만원을 들여 자연형 하천 복원사업을 벌여왔다. 이후 시민단체와 함께 지난 2007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무심천 모니터링 사업을 통해 생태지도를 작성해 왔다.

그런데 도심 친수 공간 지역에 대한 모니터링 및 방재작업이 이뤄져 왔을 뿐 시민단체의 저지로 자전거도로 증설이 이뤄지지 않은 청주시 관할 장평교에서 청원군 경계지역인 용개보까지는 사실상 방치되어 왔다는 얘기다. 이 지역이 생태교란식물이 대규모로 퍼지면서 청주시민들이 즐겨 찾는 무심천 전체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이는 지방하천 관리에 대한 자치단체마다의 접근방식의 차이와 경계지역에 대한 관리소홀도 하나의 원인인 것으로 꼽히고 있다. 청주시는 도심을 가로지르는 무심천을 친수공간으로 개발해 왔으나 청원군은 홍수예방과 농업용수를 위한 치수 및 이수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다. 청주시 수질관리과 윤영진 하천관리담당은 "한정된 예산과 인력에 관리하는데 어려움이 크다"며 "청주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가 있는 지역부터 제거작업을 하다 보니 그렇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