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가 사는 세상

일자리지원센터 과연 공정한가?

경철수 2011. 1. 9. 00:17

일자리지원센터 과연 공정한가?
경철수 경제사회부기자

 

희망찬 새해가 밝았습니다. 영민한 토끼처럼 현명한 한해를 보내란 덕담을 주고 받던 생각이 납니다. 하지만 이런 덕담을 주고받을 처지가 아닌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엄동설한에 갈곳을 잃은 일용노동자들 얘기입니다. 건설경기 침체에 날씨까지 추워져 일거리가 줄어든 이들 노동자들이 최근 건설일용노동자회를 구성했다고 합니다.

이유는 청주시가 시장 공약사항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종합지원센터 때문에 자신들이 새벽 추위를 피해 몸을 녹이고 식사를 하던 청주시인력센터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기 때문입니다. 청주시는 체계적인 인력관리로 일자리(4만개)를 늘리기 위한 기능 확대 개편이지 청주시 인력센터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청주시인력센터 2층에 자리했던 충북도건설인력종합센터에서 이미 하고 있던 일에 불과하다는 입장입니다. 오히려 자신들의 휴게실을 리모델링해 일자리종합지원센터 사무실을 꾸미면서 자신들이 쉴 곳만 없어졌다는 주장입니다. 사실 청주시는 지난해 일자리 창출 우수 도시로 선정되어 특별교부금으로 받은 5억원 중 2억 8500만원을 들여 일자리종합지원센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별교부세 사용내역을 살펴보면 충북경제사회연구원 위탁 운영비 1억7500만원,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 3000만원, 맞춤형 인력양성프로그램 2000만원, 새벽 무료급식사업 6000만원등 총 사업비 2억 8500만원입니다. 이상한 점은 모두 3층 건물인 청주시인력센터를 리모델링 할 경우 건설일용노동자들이 쉴만한 공간 하나 만들기 어려울까 하는 의문점입니다.

시는 일단 1층은 공공부문 일자리, 기업투자 유치 일자리, 사회적 기업 일자리 등을 알선하는 사무실, 2층은 연간 6차례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Job Festival)를 하는 장소, 3층은 상용근로자에 해당하는 가사도우미 등의 교육장소로 활용한다는 계획입니다. 이 계획대로라면 일용근로자들이 쉴곳이 없어진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다만 시는 새벽인력시장, 특수직종에 대한 DB작업을 통해 새벽 인력시장에 나오지 않고서도 일자리를 통보해 주겠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일용노동자회는 이를 믿을 수 없다고 합니다. 사업추진에 대한 의견수렴 한 번 없이 서류상에만 간담회를 가진 것으로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또 지난 10년 동안 편파적인 일자리 알선으로 반발을 샀던 수탁자와 다를 바 위탁 운영자가 선정됐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의혹을 제기할 만도 한 것이 충북경제사회연구원의 이사장은 지난 10년간 경실련의 공동대표로 있었던 인물입니다. 또 공모 신청서 및 사업계획서의 주소지가 바로 전 수탁자인 경실련의 주소지와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새로운 수탁자 선정의 조건은 기존 청주시인력센터 구성원의 고용승계를 보장한다는 것입니다.

확인결과 적어도 서류상에 10명의 수탁자 심사위원은 공정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청주시가 새로운 수탁자 공모 및 일자리종합지원센터 설치 과정에서 과연 공정한 행정절차를 밟았는지는 한번쯤 따져 묻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