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가 만난 사람

청주 영풍문고서 도종환 시인 '저자와의 대화'

경철수 2012. 1. 28. 11:12

"나를 감동시키지 못하면 남도 감동시킬 수 없다"

 

도종환 시인 '저자와의 대화'후 팬사인회▶

 

 

27일 오후 2시 청주 영풍문고에서는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의 저자 도종환 시인이 팬들과 저자와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는 판화가 이철수 화백이 그림을 그리고 도 시인이 사연많은 시세계를 소개하고 있다.

 

전국을 순회하며 북카페를 열고 있는 도 시인은 이날 <충청리뷰>의 초대형식으로 행사를 가졌다. 그는 "자신을 감동시키지 못하는 글은 독자도 감동시킬 수 없다는 자세로 집필활동을 하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전교조 활동으로 옥고를 치른 얘기, 수감 생활 중 교도소 복도를 수치심을 느끼며 알몸으로 뛰어야 했던 이야기, 광주사태 때 군인으로 시민군과 대치한 상황에서 총알을 거꾸로 장전하고 대치했던 그의 굴곡진 삶이 녹아든 자서전에 대한 이야기 봇다리를 풀어 놓았다.

 

그는 상업적으로 악용되는 문학계 등단을 거부하고 동인지 활동을 했다고 한다. 또 홀어머니에게 어린 아이들을 맡겨 놓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 옥고를 치르면서 교도소 벽에 십자가를 그려 놓고 주님께 아이들을 키워 달라며 애타게 기도했던 이야기도 전했다.

 

그의 책은 철저하게 미화된 자기 변명 속에서도 가장 굴곡진 삶을 살야야 했고 그것이 작품의 소재가 된 뒷야기를 알 수 있어 적잖은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영화 '접시꽃 당신'의 소재가 되면서 그의 작품세계에 남다른 관심과 시선이 쏠렸고 선거철만 되면 상상할 수 없는 제안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회도 전했다.

 

"깊은 물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 소주잔 하나 띄울 수 없는 얕은 물 만이 소리가 난다"는 그의 싯구 처럼 그가 얼마만큼 여린 가슴으로 평화적으로 세상과 싸워 왔는지, 깊은 시상의 세계를 너무도 잘 알 수 있다. 그의 굴곡진 삶이 궁금하다면 한번쯤 책장을 넘겨 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