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노인 외면하는 여행자보험 있으나 마나
청소년·노인 외면하는 여행자보험 있으나 마나
15세 미만·80세 이상 여행자보험 가입 어려워
보험법 제약·업역다툼 꼭필요한 연령 ‘찬밥신세’
세월호 참사후 여행자 보험에 대한 관심도는 높아졌지만 연령별로 까다로운 가입조건 때문에 제 구실을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충북 청주지역 보험업계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난 4월 16일 이후 최근 여행자 보험 가입률은 종전에 비해 15~20% 정도 늘었다. 보험 가입자 10명 중 1~2명은 여행자보험을 들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청주의 한 특수학교는 오는 10월 단체로 가을수학여행을 준비하면서 보험사에 문의한 결과 초등학생의 경우 사망 시 보험금을 주는 여행자보험을 판매하는 곳은 단 한군데도 없었다.
이처럼 청소년에 대한 여행자보험의 보장이 제한적인 이유는 상법 보험편(732조)에서 ‘15세 미만을 대상으로 한 사망보장 보험은 무효’라고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금을 노리고 아이들을 해치는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미성년자 보호 차원에서 1991년부터 해당 조항을 적용하고 있어서다.
15세 미만 뿐만 아니라 80세 이상 고령자도 보험업법에 따라 여행자보험 가입에 제약을 받고 있다. 금감원이 2011년 80세 이상 고령자도 여행자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행정지도에 나섰지만 받아주는 보험사가 극소수에 불과하다.
80세 이상 노인은 질병으로 사망할 때 보험금이 단 한 푼도 나오지 않는다. 보험 가입이 필요한 노인이나 청소년들이 정작 여행자보험에서 소외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고령자의 여행자보험 제약은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간 권역다툼에서 비롯됐다. 사망 담보는 생명보험의 영역이지만 여행자보험은 손해보험사의 상품이다 보니 어정쩡한 80세 가입제한 조항이 생겨서다.
청주지역 한 보험사 관계자는 “손해율이 높아 가입을 꺼리는 이유도 있다”며 “특약조항으로 해당 연령대를 추가하는 방법은 있지만 보험사들이 가입자체를 꺼리는게 문제다”고 말했다. 경철수 기자 cskyung74@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