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의 세상 돋보기

상권 활성화 VS 세금먹는 하마

경철수 2009. 12. 15. 12:25

상권 활성화 VS 세금먹는 하마
천편일률적 인공 물길 유지관리 어려워 애물단지 전락 우려
'조성시기 얼마 안 돼… 지역 명소화 자리매김 기다려 봐야'
2009년 12월 08일 (화) 16:37:41 경철수 기자 cskyung74@cbinews.co.kr

   
▲ 청주 차없는 거리 2지구에 조성된 일명 청소년 문화의 거리 인공 실개천 위에서 인근 초등학생들이 뛰놀고 있다. /육성준 기자
<청주 이미지는 정체불명/엇갈린 평가 효과는 관망>
청주 상가지역에 유행처럼 조성되고 있는 일명 실개천 사업에 대해선 상당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인근 상인들은 친수공간을 조성해 주민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 볼거리를 통해 상권을 활성화 시킨다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반면에 자연하천도 아니고 인공으로 물길을 조성하면서 막대한 혈세를 낭비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특히 지역적 특성을 살려 친환경적으로 조성되기보다 천편일률적으로 도심 이미지를 강조한 물길 조성이 자칫 관리 유지의 어려움으로 애물단지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물길조성 사업의 과정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침체된 지역 경제를 살려 보겠다'는 지역 상가번영회의 뜻이 청주시의 이해관계와 맞아 떨어지면서 조성됐다. 조성 이전에 상가번영회 차원에서 경기도 일산 호수공원과 포항, 부산 등 선진지 견학이 이뤄졌다. 청주 중앙동 차없는 거리 상가번영회, 청주 용암1지구 상가번영회, 청주 금천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조성 시기가 얼마 되지 않아 상가 활성화에는 현재 별 도움이 못 되지만 앞으로 날씨가 풀리고 분수대와 물길이 본격 가동되면 청주의 명소로 자리매김해 상권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주차장 신설과 무료 주차장 운영 문제, 노점상 설치 규제 문제 등에 대해선 아직도 미진한 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단적으로 중앙로 차 없는 거리의 경우 대현지하 상가가 생기면서 죽었던 상권이 시민단체의 요구에 따라 지난 2004년 성안길과 북문로 중앙로 차 없는 거리를 연결하는 횡단보도를 신설하면서 상권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는 것. 문제는 지나가는 상권이 아니라 머무는 상권이 되기 위해선 가족단위의 쇼핑객이 차량을 편하게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절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는 청주 용암1동 상가지역도 마찬가지. 상가 앞 올바른 주차 질서와 원활한 교통 소통을 위해 지난 2003년 유료화 된 주차장이 상권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 주차 할인권을 상가주인들이 구매해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지만 이도 초기 할인만 적용되어 주차요금 시비로 이어지고 있다는 불만이다. 청주 금천동 만남의 광장 쇠내개울은 노점상 계도 차원에서 설치된 점도 있으나 일부 상가 주인들은 노점에서 상품을 구입하려 차량을 세웠던 사람들이 가게로 들어오는 손님 유인효과가 떨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이 밖에 인근 상인들의 엇갈린 주장은 '오가는 사람만 분주하고 많을 뿐 가게 매출엔  도움이 되지 않는다''오히려 쓰레기만 넘쳐나는 거리가 될 것이다''가게 물건을 떼거나 할 때에 차량 진입이 어려워 손수레를 이용해야 하는 실정이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반면에 '죽었던 상권이 사람이 다니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것이다''원래 죽었던 상권으로 기다려 봐야 한다''사람이 모이는 곳은 원래 쓰레기기 넘쳐나는 법이다''조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상권 활성화에 대한 기대효과는 기다려 봐야 한다''한여름 2℃ 이상 온도를 내려줘 상쾌한 거리를 만드는데 효과가 있다'는 등의 긍정적인 평가도 적지 않았다.

 

"차없는 거리, 중앙로 상권 가치 급부상"
일식집 경영 권순택씨 3대 60년 중앙동서 살아

   
3대 60년간 중앙동 중앙로에서 살았다는 권순택(47·사진)씨. 그는 현재 일식집을 경영하고 있다. 그는 중앙로 차 없는 거리의 물길 사업에 대해 ' 청계천 복원사업의 아류작'이란 폄훼를 경계했다. 중앙로 상권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 상가번영회에서 포항과 부산, 일산 등 선진지를 견학하고 생각해 낸 것이 바로 경관분수와 실개천 사업이었다는 것.

그는 "주차장과 공용화장실 부족, 머무는 상권을 위한 미디어아트 포토존 설치 등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성안길과 중앙로가 대현지하상가로 횡단보도가 없어지면서 상권이 죽은 지 18년여 만에 최근 활기를 되찾고 있다. 매물로 나온 상가 건물이 거래가 안 되어 10년 이상 방치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리모델링하는 건물에 100억원대에 거래되는 건물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경관분수대, 상권활성화 여부 지켜봐야"
용암1동 광장서 의류매장 운영하는 김창진씨

   
김창진(48·사진)씨는 3년째 용암1동 상가광장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김 씨는 "침체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상가지역 활성화를 위해 상가 주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 낸 것이 경관분수대"라며 "상징조형물 설치 등이 아직 미완이고 조성된 지 얼마 안 돼 상권 활성화에 대한 효과는 기다려 봐야 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바닥분수대와 조경 등이 친환경적으로 조성됐다고 하지만 도시의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하다 보니 차가운 이미지를 주는 것은 사실이다"며 "바닥분수대에서 넘치는 물은 자연스럽게 땅속으로 스며들게 설계됐다고 한다. 기존에 지저분하고 관리가 잘 안됐던 광장에 비해 긍정적인 평가는 높다. 앞으로 벤치 등 편의시설이 좀 더 조성되고 상징조형물이 설치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상징성 부족·상권활성화엔 도움될 것"
롯데리아 금천점 조은영 메니저 6년째 근무

   
롯데리아 청주 금천점에서 메니저로 근무하고 있는 조은영(23·사진)씨. 그는 아르바이트까지 합쳐서 벌써 6년째 롯데리아 금천점에서 일하고 있다. 최근 가게 앞에 조성되는 만남의 광장 쇠내개울에 대해 그는 "시계탑 위에 조형물이 무엇을 상징하는지 모르겠다"며 "지역 명소로 조성되면 많은 사람이 찾을 것이고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잠시지만 공사기간에 소음으로 고객과 가게 주인들이 고생한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만남의 광장이 잘 조성되어 가게 매출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 씨는 "상징성은 부족한 것 같다"며 "사금을 캐던 금천동을 상징한 쇠내개울의 시계탑 위에 상징 조형물이 한 눈에 무엇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있었으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