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급진료비를 내는 응급환자가 지역 병원 응급실을 찾았을 때에 가장 먼저 듣는 얘기는 접수부터 하라는 얘기였다. 생후 18개월이 된 딸아이가 침대에서 떨어져 입술이 터지고 입안이 찢어져 찾았는데 말이다. "순간 진료비 안내고 도망갈까 싶어 그러냐"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접수를 마치자 나가서 기다리라더니 30분이 지났다. 어떻게 되는 거냐고 묻자, 먼저 온 환자를 꿰메고 있어 기다리라는 말만 반복됐다. 다행히 딸 아이는 지혈이 되어 귀가할 수 있었다. 한 때 1분 진료라는 말이 있었다. 10분을 기다려 1분 진료를 받고 3분 진료를 받기 위해 30분을 기다려야 하는 병원의 현실을 말하는 것이었다.
지역 병원들은 경쟁력 제고를 위해 환자중심의 병원을 강조한다. 그러나 정작 환자가 맞닥뜨리는 것은 냉담한 진료 현실이다. 평소 건강검진에 건강관리를 잘 해 오던 50대는 의사의 세심한 엑스레이 판독만 있었어도 살 수 있었던 생명을 뒤늦게 서울 큰병원을 찾아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고 유명을 달리하는 사건도 있었다.
평소 생리통처럼 아랫배에 심한 통증을 느껴온 한 여성은 도내 종합병원들을 일일이 찾아 진찰을 받았지만 끝내 원인을 찾지 못해 타 지역의 한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하고 목숨을 건지는 사건도 있었다. 자궁암 초기였던 이 여성은 도내 한 종합병원을 처음 찾았을 때에 변비약을 처방해 줬고 두번째 찾았을 때에 관장을 실시했었다고 한다.
심지어 도내 다른 병원은 스텐트 삽입술을 시도했다가 개복수술까지 감행했지만 원인을 찾지 못하고 환자에게 고통만을 안겨줬다고 한다. 치과 진료를 받던 50대 후반의 한 여성은 병원측의 실수로 뇌에 공기가 들어가는 기뢰증으로 응급실 신세를 지여하는 상황도 있었다.
이것이 도내 의료기관을 불신하는 환자들이 얘기다. 그리고 기자의 눈에 비친 단상이다. 황당한 것은 암세포가 커가는 엑스레이 사진을 뒤늦게 지켜본 한 정형외과 원장은 "나는 뼈만 보기 때문에 잘 몰랐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얘기를 전해들은 한 내과 원장은 "상팔년도 엑스레이로 보아도 알 수 있는 상황인데, 돌팔이 아니냐"고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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