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가 만난 사람

정육점 사장의 이색 이웃사랑 ‘훈훈’

경철수 2010. 2. 23. 22:15

정육점 사장의 이색 이웃사랑 ‘훈훈’
‘전가네 정육점’ 전재형씨 돼지저금통 채워 전달
2010년 02월 03일 (수) 11:33:34 경철수 기자 cskyung74@cbinews.co.kr

   

손님의 이름으로 아기돼지 저금통을 키워 연말에 불우이웃을 돕는 정육점 사장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청주 사창시장 인근에서 ‘전가네 정육점’을 운영하고 있는 전재형(33)씨. 그는 지난해 2월27일 가게 문을 열면서 손님의 이름으로 아기돼지를 키우고 있다.

 

고객에게 양해를 구하고 판매대금의 1만원 당 200원씩을 아기돼지 저금통에 모으고 있는 것. 이는 연말에 손님의 이름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하게 된다. 처음 텅빈 가게 한쪽 벽면이 보기 싫어 진열장을 짜고 시작한 일이지만 어느새 아기돼지가 늘어 542마리가 됐다

 

또 가게 매출의 일정 부분을 이웃사랑 실천에 사용하면서 충북도내 착한가게 43호점, 전국적으로 1000호점에 등록됐다. 충북 괴산이 고향인 전 씨는 레스토랑에서 지배인으로 일하다가 정육점을 하던 형님의 권유로 일을 배워 시작하게 됐다.

 

사창 시장내에는 이미 13개소의 정육점이 있던 터라 남다른 고민도 했다. 차별화 전략으로 손님들이 잘 쓰지 않는 쿠폰과 마일리지 카드 대신 돼지저금통을 키우는 일을 생각하게 된 것. 일련번호를 매기고 돼지저금통 마다 고객의 이름과 연락처를 따로 관리하게 됐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단골이 연말 불우이웃돕기에 써도 좋겠다는 말을 꺼낸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고객의 동의를 얻어 시작하게 된 것. 그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서 일까. 가게 매출도 자연스럽게 따라 올랐다.

전 씨는 “돼지저금통이 하나 둘 늘어가고 배가불러 더 이상 동전을 먹지 못할 때마다 마음도 따뜻하고 행복해져 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더 큰 이웃사랑을 실천할 수 있게 장사가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