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가 만난 사람

“아이들 생활한자로 재미 붙였죠”

경철수 2010. 3. 23. 18:42

“아이들 생활한자로 재미 붙였죠”
복지관 경갑수 훈장의 바쁜 노년 봉사기
2010년 03월 18일 (목) 09:38:58 경철수 기자 cskyung74@cbinews.co.kr

   
노년이 바쁜 퇴직교사가 있다. 청주종합사회복지관에서 인근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생활한자 방과후 학습 지도를 하는 경갑수(75) 선생. 그는 괴산 갑물면이 고향이다. 청주여자고등학교 교직과를 이수하고 교사자격증을 취득한 이후 괴산 도안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청주 창신초등학교에서 그의 나이 64세에 명예퇴직을 할 때까지 40여 년 간 교편을 잡았다.

지금 그는 “노동의 대가를 받을 때 보다 더욱 보람 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인체를 일컫는(상형문자) 생활한자 카드로 방과후 학습지도를 하면서 베푸는 삶의 참 행복을 만끽하고 있기 때문. “노년에 뭔가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사실 그는 충북 중앙도서관 금빛평생교육봉사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청주 가경동 청주서부종합복지관에서 방과후 학습으로 시작한 제 2의 인생은 지난 2003년부터 7년째 방과후 생활한자 학습 지도교사로 활동하는 계기가 됐다. 한자공부에 낯설던 아이들에게 인체를 가리키는 생활한자 50여개를 꼽아 재미있게 가르치면서 어느덧 아이들은 한자급수 책을 보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는 “스승의 날이 되면 감사의 전화나 편지를 받곤 한다”며 “단순 암기식이나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놀이식 한자교육을 하다 보니 중·고등학교에 진학한 학생들이 선생님이 가르쳐 주신 한자는 잊어버리지 않는다고 말할 때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 1만원 정도의 교통비를 받는 것이 고작이다.

경 선생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하고 싶다”며 “노동의 대가를 받던 교사 시절보다 더욱 보람이 있다. 가르침을 실천할 수 있고 배운 것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함께 교직생활을 하던 남편과 금빛봉사회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만큼 건강한 노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